Movie/영화·드라마 후기

언젠가 헤어질 모두를 위한 영화 채비 The Preparation

twogether 2017. 12. 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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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The Preparation)

감독: 조영준

출연: 고두심, 김성균, 유선, 박철민, 김희정

국내개봉: 2017년 11월 9일

 

#간략한 줄거리입니다.

30년 전통의 프로 잔소리꾼 vs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특별한 모자가 그려낸 분주한 이별 준비.
일곱살 같은 서른살 아들 인규를 24시간 특별 케어(?) 하느라 어느 새 30년 프로 잔소리꾼이 된 엄마 애순 씨는 앞으로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아들을 생각하니 또다시 걱정만 한 가득인 애순 씨는 세상과 어울리며 홀로 살아갈 인규를 위한 그녀만의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고, 잠시 소원했던 첫째 딸 문경과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빈칸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시작하는데...

- daum 영화 중에서.. -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울어도 너무 울었습니다.

남이 보고 있으면 창피할 정도로 꺼이꺼이 하면서 울수 밖에 없었던 영화였는데요.

 

영화를 본 후, 채비라는 말이 참 남다르게 다가왔고 한편의 가족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았습니다.

'어떤 하기 위하여 필요한 물건, 자세 따위 미리 갖추어 차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채비.

엄마가 아들을 떠날 채비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 영화의 제목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가슴속에 새겨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내가 본 채비 줄거리!

[결말X, 내용상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이 내용을 건너뛰어주세요!]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 인규(김성균)를 돌보며 엄마 애순(고두심)은 악착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애순에게는 매일같이 밥을 달라며 투정하고 계란후라이, 초코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어린아이 같은 아들 인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30대의 건장한 청년이기에 갑작스러운 행동을 제지한다는 건 나이 든 애순에게 버겁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첫째 딸 문경(유선)이 자신의 딸과 함께 엄마의 집에 방문하게 됩니다.

인규가 조카와 함께 밖으로 놀러 나간 후 문경은 어려워진 사업으로 엄마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애순은 딸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실망한 문경은 엄마가 동생만 돌보느라 고아처럼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울면서 집으로 온 손녀딸이 삼촌이 자신의 용돈을 빼앗갔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인규는 빼앗은 조카의 돈으로 빵과 소주를 사 먹다 동네 학생들에게 시비를 걸어 사고를 치게 되고 파출소 연락을 받고 인규를 찾으러 온 엄마는 

피해자 학부모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하고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음날, 언제나 밥을 달라며 잠자고 있는 엄마를 깨우는 인규의 목소리에 애순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하지만 애순은 평소와 다르게 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정밀검사를 받게 됩니다.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애순에게 '뇌종양 3기 판정'이 내려집니다.

큰 충격을 받은 애순은 아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아들의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호시설을 찾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애순은 아들의 보호자로서 곁을 지켜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보호시설 대기신청을 하지 않았고 미신청자로 보호시설 입소를

거절당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보호시설을 찾아보고 방문을 해보지만 열악한 시설환경에 애순은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애순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복지과 박계장(박철민), 딸 문경,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인규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아들의 독립을 

계획하게 됩니다.

 

엄마 애순은 자신 없이도 생활할 수 있도록 밥상 차리기, 장보기, 빨래하기, 버스 타기, 빵집 일 적응 등을 하나하나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가르침에 반항하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스스로 해내고 자신의 가르침을 따와주는 인규의 모습을 보며 애순은 뿌듯하기만합니다.

 

하지만 아들의 독립 계획이 점점 진행될수록 애순의 건강도 빠르게 악화되고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됩니다.

애순이 잠시 병원에 입원한 사이 인규는 다시 말썽을 피우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애순은 죽음이란 의미를 모르는 인규에게 죽음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과 지금까지

엄마과 함께 해온 일을 인규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인규는 생각보다 빠르게 엄마와의 이별의 순간을 맞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규는 이를 받아들 수 없습니다.

이별의 순간은 다가오고 엄마는 죽기 전 인규에게 유언으로 부탁을 남기게 됩니다.

엄마가 남긴 마지막 부탁은 무엇이었을까요?

보다 자세한 내용과 결말은 영화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사진 출처: daum 영화]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

너무 현실적인 내용이라 보는 내내 슬펐습니다.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과 노모의 이야기라고 간단하게만 말할 수 없는 영화였는데요.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누구인지에 따라서 받아들여지는 감정이 다를 것 같습니다.

장애인 부모의 입장, 엄마의 입장, 엄마의 딸 입장, 엄마의 아들 입장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로 통해 장애인 복지혜택과 필요성 그리고 아직도 개선이 많이 필요하는 것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속 애순을 연기하신 고두심 선생님의 모습이 담긴 한 장면 한 장면은 내가 알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기에 보는 내내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기만 했습니다.

 

연약하기만 여자의 몸으로 엄마라는 꼬리표를 달자마자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는데 미안한 감정이 느껴졌고,

신호등 아줌마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촌스럽기만 삼원색의 옷을 입은 엄마가 부러운듯 예쁜 옷을 바라보는 모습에 가슴 언저리가

저려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청테이프로 문틈을 막고 자고 있는 아들을 등지고 번개탄에 불을 붙이는 엄마의 표정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요.

거기에 딸의 입장이라 엄마의 손길을 제대로 받지 못한 딸 인선의 서운한 입장도 엄마를 이해하는 심정도 이해가 돼 엄청 울었습니다.

이밖에도 슬프고 가슴 아픈 장면이 너무 많아 헤아릴 수가 없었습니다.

 

헤어짐의 순간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처럼 헤어짐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그 헤어짐이 우리의 가족일수록 더 가슴이 아프고 슬픈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절대 슬프기만 한 영화는 아닙니다.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는 웃음 포인트와 유머가 곳곳에 들어가 있어 보기 편한 영화였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착한 가족영화로 강력 추천하겠습니다.

반드시 손수건과 티슈를 손에 꼭 쥐고 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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